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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SCAPE_The opposite Site 

워터스케이프_디 오퍼지트 사이트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MIMESIS SE18: The opposite Site 송창애 개인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송창애 작가의 주요 회화 작업은 수아일체水我一體가 드러나는 워터스케이프Waterscape이다. 물水로써 물物을 그리는 워터스케이프는 반대 지점의 속성들을 끌어안는다. 우연성과 즉흥성에 맞닿아 있는 물 드로잉은 지우며 그려내는데, 이는 쌓아가는 색이 아닌 드러나는 색에 집중하게 한다. 또한, 흐르는 물에서 움직이는 형상을 찾아 고착시키는 일련의 작업 과정은 극대화된 운동감과 고된 노동의 섬세함을 동시에 느끼게 한다. 이와 같은 가변적인 상황 속에서 생성된 푸른 원은 단단하게 고정된 세계로 보이기도 한다. 대우주를 이루는 원소이면서, 원소 안의 또 다른 세상을 보여주는 동그란 형태의 캔버스 작업들은 이항 대립적인 관계를 표현한 것이 아님을 표명하지만, 오히려 우리가 놓인 위치의 반대에 있는 것들을 돌아보게 한다. 마주 보며 상응하는 것들이 일체화된 송창애의 작업은 답이 있는 질문, 질문이 녹아든 답이라 할 수 있다.

 

생성과 순환의 세계

정지된 이미지가 상승하는 에너지를 가지려면 이미지 자체에 생명력이 있어야 한다. 이미지의 속도에 순환을 더하면 끝없이 반복되는 움직임이 발현된다. 이것이 송창애가 회화에서 영상 설치로 작업을 확장해 가는 이유일 것이다. 송창애의 모든 작업은 그의 드로잉에서 시작된다. 작가의 움직임이 근원이 되는 드로잉으로 이루어진 회화가 그의 전반적인 작업 세계의 단단한 기반이자, 출발점이다. 그렇기에 그의 작업을 바라볼 때, 회화 작업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되어야 한다. 현실의 재현이나 내면의 표현이 아닌, 스르륵 떠오르며 나타나는 세상의 모든 이미지의 현현에 목적을 둔 작업들은 설명할 길 없는 직관의 세계를 표현한다. 때로는 말할 수 없는 것, 이해할 수 없는 에너지와 기운 앞에서 우리는 무한한 감정을 경험한다. 송창애는 눈에 보이는 세계 너머의 것들에 가치를 둔다. 그 가치들이 우선적으로는 우리의 눈에 먼저 와닿는 물질적인 이미지로 나타난다는 점이 흥미롭다. 그럼에도 이 이미지들은 손에 잡히는 대답을 요구하지 않기에 자신의 작업이 비물질에 관한 것이라는 작가의 말에 동의할 수도 있겠다. 이번 전시는 하나의 전시 공간과 이어지는 벽 너머의 공간 간의 소통에도 주목하였다. 전시장에 들어서 처음 만나는 작품이 다른 공간의 작품과 어떤 식으로 만나 반응하는지도 생각해 볼 만 하다. 전시 공간 속 회화 작품들을 통해 신체의 속도감으로 그려진 순환의 이미지가 선사하는 비물질의 세계를 체험해 보길 바란다.

- 정희라, 미메시스아트뮤지엄 선임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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