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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TER ODYSSEY : 거울

“하나와 또 다른 하나를 잇기 위한 푸른 물의 몸짓, 물꽃이 피어오른다.”

 

작가소개

 

 송창애 작가는 지난 10여 년간 자신의 고유한 기질과 감성을 바탕으로 ‘물 드로잉’이라는 독자적인 표현기법을 창안하고,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물을 매개로 생명의 본질과 작용 원리를 탐구하는 《WATERSCAPE》 회화 작업에 매진하였다. 그리고 다음 10년을 위한 작업의 지향점을, 회화 세계를 토대로 한 다양한 매체와 장르의 융합을 목표로 새로운 예술적 표현과 변환을 시도하고 있다. 이것이 《WATER ODYSSEY》 시리즈이다. 《WATER ODYSSEY : 거울》은 그가 천착해 온 '물' 예술세계의 계보를 잇는 동시에, 전작인 《WATER ODYSSEY : 잃어버린 물꽃》 (2021), 《WATER ODYSSEY : 코라》 (2022) 보다 심오하고 확장된 세계관을 바탕으로 본디 자아와 우주적 세계가 공명하는 내면의 경험과 사유의 장을 제시한다.

작품소개

 《WATER ODYSSEY : 거울》 작품은 물의 파동을 시각화하는 미적 경험을 통해 관객에게 자기 접속의 기회를 제공하고, 존재의 원형과 관계의 의미에 관한 시적 사유를 불러일으키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이다. 작품의 부제인 거울은 주체와 객체 사이를 보이지 않는 근원적인 동질성, 즉 자연과 인간의 본성을 매개하고, 이를 하나로 이어주는 연결 고리를 은유한다. 이 고리를 꾀는 구슬인 ‘물꽃 씨알’은 관객 참여와 상호작용에 의해 생성된다. 비가시적인 내면의 파동 에너지를 몸 밖으로 끌어내어 시각화하는 ‘물꽃 그리기‘의 몸짓은 관객에게 깊은 몰입감을 선사하고, 자기 대면을 통한 내부 공생과 타자 세계와의 공진화에 대한 물음을 던지는 작업이다.

작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동적이고 가변적인 물의 파동을 시각화하는 미적 경험을 통해 원형적 존재의 상태를 탐구합니다. 이를 바탕으로 존재가 어떻게 타자 세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그 작용 원리에 대해 시각 조형예술로 표현하는 송창애 작가입니다. 가시적인 것과 비가시적인 것, 물질적인 것과 비물질적인 것, 아날로그와 디지털 사이 경계에서 유연한 듯 팽팽한 물줄기를 타고 흐르며 현존하는 나만의 내부 공생법을 탐구하고, 이 과정과 행위를 시적 은유의 몸짓으로 세상과 소통하는 데 관심이 있습니다.

관람 포인트와 관객이 느끼길 바라는 점은 무엇인가요?

 

 관람 포인트의 키워드는 놀이와 사유입니다. 《WATER ODYSSEY : 거울》 작품의 핵심은 관객 참여에 의한 ‘물꽃 그리기’ 부분인데요, 이는 저의 고유한 회화적 조형 방식인 ‘물 드로잉’을 토대로,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고 관객이 저의 ‘물’ 예술세계를 유사 체험하는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입니다. 제가 흐르는 물줄기를 붓 삼아 그림을 그리게 된 이유는 첫째, 그리는 즐거움을 되찾기 위해서, 둘째 숨쉬기 위해서였습니다. 인간은 몸을 이용한 놀이의 경험을 통해 자기 인식과 감각을 확장하며 진화합니다. 그런데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점점 더 몸보다 머리, 놀이보다 일에 치중하며 육체와 정신의 불균형으로 인해 불안과 고통에 시달립니다. 원하든 원하지 않든, AI 인공지능 시대의 도래로 우리는 점차 호모 루덴스로 살아가는 법을 익혀야만 합니다. 비록 10초 남짓한 시간이지만 저 멀리 달을 향해 드로잉하고 그 흔적이 하나의 ‘물꽃 씨알’이 되어 세상 속으로 떨어질 때, 자기 내면과 대면의 기회를 얻기를 바랍니다. 놀이 행위를 통해 몰입의 순간을 경험하고, 궁극적으로 자신과 타자 세계와의 상호 호혜적 관계에 대한 사유의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물꽃 그리기’에 대해 좀 더 자세한 설명 부탁드립니다.

 

 ‘물꽃 그리기’는 적외선 센서, 실시간 이미지 생성 프로그램,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기반으로 한 관객 참여형 프로젝트입니다. 관객이 허공에 떠 있는 달을 향해 손을 휘저으면 즉흥적인 선 드로잉이 생성되고, 이것은 미리 프로그래밍한 작가의 새싹 드로잉과 결합한 ‘물꽃 씨알’ 이미지로 변환됩니다. 자신만의 감성과 몸짓으로 그리는 과정을 통해 관객은 자기의 접속의 시간을 갖습니다. 이어 관객은 혼돈의 바다 위로 풍덩 떨어진 ‘물꽃 씨알’을 따라 역동적인 생명의 여정을 탐험하게 됩니다.

작품에 접목된 주요 기술 소개와 활용하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물꽃 그리기’ 인터랙티브 작업은 별도의 센서를 착용하지 않고 허공을 휘젓는 관객 손의 움직임을 인식하기 위하여 핸드 트래킹(Hand Tracking)이 가능한 뎁쓰 카메라 센서(Depth Camera Sensor) 중 하나인 립모션(Leap Motion)을 활용하였습니다. 이를 통해 손의 움직임에 대한 궤적을 생성하고, 그 궤적에 따른 메인 라인을 구성합니다. 이렇게 생성된 메인 라인에 사전에 프로그래밍한 다양한 새싹 드로잉 세트를 프로시듀얼 모델링(Procedual Modeling) 알고리즘을 통해 배치하고, 최종 형태를 완성합니다. 메인 바닥 영상의 경우, 실시간 합성을 통해 관객이 그린 ‘물꽃 씨알’ 이미지가 영상에 등장하도록 별도의 전용 미디어 서버를 개발하였습니다. 매회, 관객이 그린 ‘물꽃 씨알’은 PC에 별도의 파일로 실시간 저장되고 자동 아카이브 됩니다.

작품 제작 중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요?

 기존에 회화 작업을 주로 해오던 저는 작품을 온전히 컨트롤할 수 있었고, 작품 설치 후 크게 근심할 일이 없었던 반면, 미디어 아트는 전시가 끝나는 순간까지 긴장을 풀 수 없다는 점이 힘들었습니다. 기술적으로는 립모션 센서의 오작동으로 인한 문제가 잦았습니다. 빛, 바람, 전기, 이물질 등 주변 환경의 변수가 많은지라 문제 발생 시,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경험적 통계를 쌓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얼기설기 엉켜 있는 전기선 다발들이 다소 익숙해지고 디지털의 푸른 빛이 온유하게 느껴질 즈음, 예측불허한 문제들은 언제든 발생하나 이를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가 관건임을 새삼 깨닫게 되었습니다. 새로운 도전을 위한 필연적 과정이고, 앞으로 더욱 많은 문제가 펼쳐지겠지만 아직도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은 두렵고 무지는 끝이 없습니다. 디지털의 세계가 아직도 낯설고 힘들지만, 그래서 또한 흥미진진하기도 합니다.

전년도의 작품과 올해 작품의 차이점이나 개선된 점이 있나요?

 예술과기술융합 지원사업은 올해로 3년째 진행 중입니다. 유형1은 회화 작업과 VR 기술의 접목을 통해 물의 예술 세계관을 공간화하는 작업을 보여주었다면, 지난해 유형2에서는 ‘물 드로잉’ 회화기법을 디지털 라이징한 ‘물꽃 그리기’ 인터랙티브 미디어아트를 처음 선보였습니다. 지극히 주관적이고 직관적인 회화 방식을 미디어 기술을 활용하여 보편적 디지털 언어체계로 구조화하고, 이를 모듈화하는 작업이었습니다. 올해 유형3에서는 기존의 시스템을 토대로 회화와 설치를 겸한 복합적 공간의 확장을 시도하였습니다. 서사적 스토리와 회화적 감성을 강조함으로써, 기술 자체보다는 예술적 의미와 가치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이번 작품의 인문학적 토대를 위해 한국 생명 사상의 뿌리인 〈천부경〉의 인중 천지일(人中 天地一)과 동학의 향아설위(向我設位)를 기본 컨셉으로 삼아, 이 두 미의식을 토대로 관객이 그린 ‘물꽃 씨알’이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지는 ‘물꽃 그리기‘ 시스템의 물리적 컨셉과 구조를 더욱 명료하게 구축할 수 있었습니다. 하늘과 땅 사이에 사람이 있으니, 자기 자신과의 내부 공명을 기초로 할 때 비로소 타자 세계와의 상호 호혜적인 관계가 가능함을 성찰하는 작업입니다.

향후 계획이 있으신가요?

 올해 9월에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에서 《WATERSCAPE》 회화 작품을 위주로 개인전을 합니다. 한동안 외부로 발산된 에너지를 하나의 소실점을 향해 다시 응축하여 내면화하는 시간을 갖고자 합니다. 연이어 이번에 발표한 인터랙티브 미디어 아트 작품이 오산시립미술관과 ACC 국립아시아문화전당에 초대되어 각각 2024년 3월과 6월까지 선보일 예정입니다. 이번 유형3의 취지가 작품 보완 및 유통확산이라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나름의 성과를 이룬 것 같아 기쁘고, 다른 지역에서 보다 많은 관객과 소통하고 교감하는 기회를 통해 작품 자체의 생명력이 더욱 뿌리 깊이 내릴 수 있기를 고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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